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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자극 주는 일상 놀이법

by 월천노트 2025. 7. 16.

아이가 처음으로 “엄마” “아빠”를 부르던 순간을 기억하시나요? 말을 시작하는 시기의 아이들은 마치 새로운 세계를 열어가는 것처럼 단어 하나, 문장 하나를 흡수해 나갑니다. 하지만 모든 아이가 같은 속도로 말문을 트지는 않습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가 늦게 말하기 시작하면 괜히 걱정되기도 하고, 조급한 마음에 억지로 가르치려고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언어 발달은 ‘학습’이 아니라 ‘경험’으로 축적되는 과정입니다. 특히 일상 속 놀이가 아이의 언어 능력에 큰 영향을 줍니다. 이 글에서는 말이 트이는 시기의 아이들을 위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언어 자극을 줄 수 있는 놀이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드립니다.

언어 자극 주는 일상 놀이법

1. 말문을 여는 열쇠는 ‘자연스러운 상호작용’

아이의 언어 발달은 단순히 단어를 많이 가르친다고 이뤄지는 것이 아닙니다. 핵심은 ‘듣고-이해하고-표현하는’ 상호작용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반복해 주는 것입니다. 이 과정은 대부분 일상 속 반복되는 상호작용과 놀이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블록을 쌓고 있다면 “우와~ 파란 블록이 위에 올라갔네!”, “다음은 어떤 색 올릴까?”처럼 상황에 맞게 말을 걸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대화는 아이가 지금 하고 있는 행동과 언어를 연결시키는 훈련이 됩니다.

또한, 아이의 관심이 머무는 곳에 언어 자극을 더하면 효과가 더 큽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강아지 인형을 안고 있으면 “멍멍이야, 안아줘서 기분이 좋아졌나 봐~”라고 말해 보세요. 아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과 언어를 연결하며 언어 감각을 확장하게 됩니다.

그리고 중요한 건, 아이가 말하지 않더라도 ‘말을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말이 늦다고 판단되기 전에, 얼마나 듣고, 반응할 기회를 줬는지를 먼저 생각해봐야 합니다. 아이는 충분히 들어야 말하게 됩니다.

2. 실생활에서 활용 가능한 언어 자극 놀이법 6가지

아이에게 언어를 ‘가르친다’는 생각보다, 함께 ‘즐긴다’는 태도로 접근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특별한 교구나 시간 없이도 집에서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놀이법을 소개합니다. 집 안 곳곳에 있는 사물의 이름을 반복해서 말해주는 놀이입니다. “이건 컵, 이건 숟가락, 이건 의자야”처럼 물건과 단어를 연결해 주세요. 포스트잇을 붙이거나, 그림으로 함께 보여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같은 단어를 매일 반복적으로 듣게 되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인식하고, 어느 순간 자신이 먼저 말하게 됩니다.

아이가 하는 행동을 말로 설명해주는 방식입니다. “물을 따르네?”, “걸어간다~”, “책을 넘겼어”처럼 관찰한 것을 그대로 말로 표현해 주세요. 이 놀이는 단어뿐 아니라 동사, 문장의 흐름까지 익히게 도와줍니다.

“엄마는 누구?”, “아빠는?”처럼 가족 구성원을 가리키며 이름을 불러보는 놀이입니다. 가족사진을 활용하면 더 좋습니다. 인칭 개념과 사회적 역할 이해, 호칭 사용 등 언어뿐 아니라 정서 발달에도 도움을 줍니다.

그림책을 읽으며 중간중간 아이에게 질문을 던져보세요. “이건 뭐지?”, “토끼가 왜 슬플까?”처럼 아이의 생각을 이끌어내는 방식이 좋습니다. 답을 못해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입니다.

짧고 반복적인 리듬은 언어를 익히기에 매우 효과적입니다. ‘곰 세 마리’, ‘산토끼’ 같은 익숙한 동요를 반복해 들려주고, 아이가 흥얼거릴 수 있게 유도해 보세요. 율동을 곁들이면 말의 리듬과 억양도 자연스럽게 익힙니다.

장난감 인형이나 동물 모형을 활용해 대화 형식의 놀이를 만들어보세요. “곰돌이는 배고파요~ 뭐 먹을까요?” “우유 주세요~” 같은 간단한 문장을 상황에 맞게 주고받다 보면 아이도 자연스럽게 말을 따라 하게 됩니다.

이 놀이들의 공통점은 ‘강요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아이가 따라 하지 않더라도 실망하거나 다그치지 말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즐겁게 반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3. 말이 늦은 아이를 위한 부모의 반응과 태도

모든 아이는 언어 발달 속도가 다릅니다. 말이 조금 늦는다고 해서 무조건 문제가 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말이 느린 아이를 둔 부모일수록 걱정과 불안감이 더 크기 마련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중요한 건, 아이에게 더 많은 듣고 반응할 기회를 제공하고, 조급함을 내려놓는 것입니다.

아이의 짧은 말에 반응을 크게 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멍멍!”이라고 말하면 “멍멍이 짖었어? 어디서 들었지? 산책 나갔나봐~”처럼 아이가 표현한 단어를 확장해서 되돌려주는 겁니다. 이렇게 반복적인 ‘확장된 말’은 아이가 단어를 문장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또한, 아이의 눈을 바라보고 천천히 말해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빠른 말투는 아이가 이해하기 어렵고, 짧은 호흡과 단어 위주의 말은 아이에게 편안함을 줍니다.

말이 늦은 아이에게는 영상보다는 사람과의 대화가 훨씬 중요합니다. 영상은 일방적인 자극일 뿐, 언어는 반응이 오가는 ‘쌍방향 활동’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엄마, 아빠, 가족이 함께하는 대화가 가장 좋은 언어 자극이 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비교하지 않는 태도’입니다. 아이마다 발달 시기는 다르고, 언어는 그 중에서도 특히 편차가 큽니다. 같은 또래의 아이가 말을 잘한다고 해서 우리 아이가 늦은 것은 아닙니다. 말보다 먼저 아이의 감정과 관심에 반응해 주는 태도가 언어 발달의 가장 강력한 자극제입니다.

말은 놀이 속에서 싹트고 자랍니다

아이의 말은 부모와의 대화 속에서,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는 경험 속에서 싹트고 자랍니다. 언어 발달은 교재나 교실에서가 아니라, 식탁 위에서, 놀이터에서, 잠자리에서 이뤄지는 것입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가장 큰 교실이고, 부모의 목소리가 최고의 교과서입니다. 말문을 열어주고 싶다면, 지금 아이가 좋아하는 것부터 시작하세요. 강요하지 않고, 웃으며 반응하고, 기다려주는 것. 그것이 언어 자극의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아이는 언젠가 스스로 말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말 속에는 지금까지 부모가 들려준 따뜻한 말들, 함께한 놀이의 기억들이 담겨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