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한 달쯤 된 아기가 매일 저녁만 되면 이유 없이 울고 또 울어요. 분명히 수유도 했고, 기저귀도 갈았고, 재우려도 했는데 계속 울기만 합니다. 경험이 없는 초보 부모에게 이건 말 그대로 “멘붕”일 수밖에 없죠. 이럴 때 흔히 겪는 현상이 바로 ‘영아 산통’입니다. 명확한 원인이 없고 해결도 쉽지 않아 많은 부모들이 좌절을 겪습니다. 이 글에서는 산통의 주요 원인부터 실제 가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대처법까지 현실적인 팁 중심으로 알려드립니다.
1. 산통이 뭐길래 이렇게 우는 걸까?
산통(colic)은 생후 2주~3개월 사이의 건강한 아기가 이유 없이 자주, 오랫동안 우는 상태를 말합니다. 특히 저녁 시간대에 심하게 울며, 달래도 잘 멈추지 않고 하루 3시간 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의학적으로는 ‘정상적인 울음 패턴의 일부’로 보기도 하지만, 당사자인 부모에게는 감정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매우 큰 스트레스를 주는 사건입니다.
산통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까지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이 말하는 가능한 원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 소화기관 미성숙: 장이 완전히 발달되지 않아 가스가 쉽게 차고 불편함을 유발
- 과도한 감각 자극: 낮 동안 쌓인 자극이 저녁에 울음으로 터져 나옴
- 기질적 특성: 감각에 민감한 아기일수록 산통이 심한 편
- 수유 방법: 공기를 많이 삼키는 수유 방식이 원인이 되기도 함
- 부모의 반응: 부모의 불안이 아기에게 전달되어 울음을 악화시킬 수 있음
이러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아이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불편함을 울음으로 나타냅니다. 하지만 산통은 질병이 아니며 대부분 생후 4개월 정도가 지나면 자연스럽게 증상이 줄어듭니다.
2. 실전 대처법 – 부모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들
산통을 완전히 없애는 방법은 없지만 울음을 줄이고 아기를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방법은 분명 존재합니다. 아기를 가슴에 밀착해서 안아주는 것만으로도 큰 안정감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포대기나 아기띠를 이용해 스킨십과 움직임을 동시에 제공하면 효과가 좋습니다. 드라이기, 진공청소기, 자동차 소리 같은 일정하고 반복적인 소음(백색소음)은 아기의 울음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줍니다. 등을 가볍게 두드리거나 원을 그리듯 쓸어주면 트림을 할 수 있습니다. 공기가 배에 차서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따뜻한 손으로 배를 시계 방향으로 마사지하거나 다리를 자전거 타듯 움직이면 장운동에 도움이 됩니다. 조용하고 어두운 공간에서 잔잔한 목소리로 말하며 안정된 분위기를 만들어 주세요. 강한 조명과 시끄러운 소음은 아기의 흥분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 방법들은 단기간의 효과보다는 반복적인 시도와 인내로 누적되는 방식입니다. 아기에게 맞는 루틴을 찾아 꾸준히 적용해 보세요.
3. 수유와 산통 – 원인일 수도, 해결책일 수도
모유 수유 중이라면
- 식단 조절: 유제품, 카페인, 양배추, 브로콜리 등의 식품이 산통에 영향을 줄 수 있음
- 수유 방식: 한쪽 유방을 충분히 비운 후 반대쪽 수유로 전환
분유 수유 중이라면
- 분유 교체: 유당 불내증이 의심된다면 저유당 또는 산양분유 시도
- 젖병 점검: 공기 유입 방지 젖병 사용 권장
수유 전후로 아기의 행동을 잘 관찰하고, 수유 중 빠르게 흡입하거나 허겁지겁 먹는 모습이 있다면 자세 조절도 필요합니다. 수유 전후 자세가 불안정하면 공기 섭취량이 많아져 배에 가스가 찰 수 있습니다.
지나가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시기
산통은 대부분 생후 4~5개월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일시적인 발달 현상입니다. 하지만 그 ‘일시적’이라는 말이 오늘도 밤새 아이를 안고 울음을 달래는 부모에게는 전혀 위로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부모가 혼자라고 느끼지 않는 것입니다. 산통은 흔하고, 거의 모든 부모가 겪는 과정입니다. 누구도 완벽한 해답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사랑과 반복적인 노력은 분명히 효과를 보입니다.
울음이 그치지 않을 때마다 “내가 뭘 잘못한 걸까?”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잊지 마세요. 당신은 잘하고 있습니다. 아기도, 부모도 이 시기를 함께 견디며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곧, 아기가 첫 웃음을 지으며 엄마, 아빠를 부르는 날이 올 겁니다. 그날이 오면 오늘의 이 밤들이 얼마나 의미 있었는지 알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