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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폭발 많은 아이 육아법

by 월천노트 2025. 7. 17.

감정을 다루는 훈련

갑자기 울고, 소리 지르고, 바닥에 드러눕고… 감정 표현이 격한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경험합니다. 특히 말을 배우기 시작한 유아기에는 감정을 말로 표현하지 못해 분노, 짜증, 고집으로 폭발하는 일이 많죠. 이런 상황에서 부모가 어떻게 반응하느냐는 아이의 정서 발달과 평생의 감정 조절 능력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이 글에서는 감정 조절이 어려운 아이를 위한 실질적인 육아법과, 부모가 감정적으로 흔들리지 않기 위한 대처 방법을 소개합니다.

1. 감정 폭발의 원인부터 이해하자

아이의 감정 폭발은 대부분 단순한 ‘버릇없음’이 아닙니다. 정서적 발달 단계상 자기감정을 스스로 조절할 능력이 아직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2~5세 사이의 유아는 뇌의 전두엽(자기 조절 기능 담당)이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감정이 격해질 때 이를 통제하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장난감을 빼앗겼을 때 아이는 ‘화난다’는 감정을 느끼지만 이를 말로 표현하지 못하고, 울거나 던지거나 소리를 지르는 방식으로 표현하게 됩니다. 이 과정은 의도적인 행동이 아닌 감정을 표현하고 해소하기 위한 본능적 반응입니다.

또한, 수면 부족, 배고픔, 낯선 환경, 부모의 무관심 등 신체적·정서적 상태도 감정 폭발의 주요 원인이 됩니다. “별것도 아닌데 왜 이러지?”가 아니라, “아이의 컨디션에 무슨 변화가 있었나?”를 먼저 살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감정 폭발 자체를 나쁘다고 규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아이의 감정 표현은 건강한 성장의 일부이며, 부모가 이를 ‘인정’하고 ‘공감’하는 것이 진정한 출발점입니다.

2. 감정 폭발 순간, 부모의 반응이 중요하다

감정 폭발은 피할 수 없는 성장의 한 부분입니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 부모가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아이는 감정을 다루는 방식을 배우게 됩니다. 감정이 격해진 순간에는 어떤 훈육도 통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많이 화났구나” “속상했지” 등 공감의 말을 먼저 건네는 것이 우선입니다.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부모가 알아주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진정되기 시작합니다. 물건을 던지거나 사람을 때리는 행동은 반드시 멈추게 해야 합니다. 단, 행동은 제지하되 감정은 수용하는 태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물건 던지는 건 안돼. 하지만 지금 네가 화가 난 건 이해해”라는 식의 대화가 도움이 됩니다. 공공장소나 다중이용시설에서 감정 폭발이 일어났을 경우, 아이를 억지로 끌거나 소리 지르는 것보다, 조용한 곳으로 데려가 감정을 진정시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조용히 앉아 있을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것만으로도 진정될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화났어?”, “속상했구나”, “슬펐구나” 같은 감정 어휘를 반복해서 들려주는 것은 자기감정을 인지하고 말로 표현할 수 있게 돕는 훈련입니다. 반복이 쌓이면, 아이는 점차 행동이 아닌 언어로 감정을 표현할 수 있게 됩니다.

3. 감정을 다루는 훈련은 일상에서 이뤄져야 한다

감정 조절은 하루아침에 되는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일상 속에서 꾸준히 연습되고 축적되는 ‘정서 훈련’입니다. 훈육의 초점은 아이가 폭발하지 않도록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건강하게 표현하고 해소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화난 얼굴, 슬픈 얼굴, 기쁜 얼굴 등 다양한 감정 표현 그림 카드를 보여주며 아이가 직접 선택하고 따라 해보게 하세요. 아이는 자신의 기분을 인식하고 설명하는 연습을 하게 됩니다. 아직 글을 못 쓰는 아이는 부모와 함께 오늘 있었던 일을 돌아보며 “오늘 기분이 어땠는지”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습니다. 잠자리 전에 “오늘 속상한 일 있었어?” “기분 좋은 일은 뭐였어?”라고 물어보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정서가 정돈됩니다. 아이의 눈높이에 맞춘 감정 조절 그림책을 활용하면 훨씬 더 자연스럽게 교육이 가능합니다. “화가 나! (모 윌렘스)”, “마음아 안녕” 같은 감정 표현을 다룬 책은 부모의 설명보다 더 효과적인 메시지를 줄 수 있습니다. 아이의 감정 폭발에 흔들리지 않으려면, 부모 자신도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이가 울거나 소리 지를 때, 부모가 함께 흥분하거나 목소리를 높이면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괜찮아, 엄마도 힘들지만 지금은 네 마음 먼저 생각할게”라는 식의 대응이 도움이 됩니다.

부모가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합니다. 육아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혼자만의 시간, 부부간의 협력, 주변 도움 요청 등을 적극 활용하세요.

감정 폭발은 아이가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하나의 방법입니다. 억누르거나 회피하기보다는, 그 감정을 안전하게 받아들이고 흘려보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부모의 역할입니다.

지금 당장은 힘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정서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이 아이 왜 이러지?”가 아니라 “이 아이가 이렇게까지 표현하는 데는 이유가 있겠지”라고 바라보는 시선이 필요합니다.

감정 훈육은 결국 관계입니다. 사랑과 인내, 존중이 쌓이면 아이는 언젠가 자신의 감정을 다룰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지금, 감정이 폭발하는 그 순간에도 아이는 부모에게 ‘나 좀 이해해 줘’라고 말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